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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페르소나

지금의 넷, 그 곳에는 정말 거지같음이 있다.

by 心조교 2008. 12. 29.
인터넷 공간이라는 곳은 분명 위험하다.



단지 얼굴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그만큼 서로간에 거리가 있기 때문도 아니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고 단지 닉네임만 알면서

친절해보이는 말투로 남의 슬픔을 안타까워하고
기쁨을 함께 즐거워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 대해 알지 못하면서
단지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이 속한 집단을 먼저 생각 하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 아니다.


팔은 분명 안으로 굽는다.
바깥으로도 굽는다면 관절이 나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것이거나
연골을 고무로 바꾼 것이거나 혹은 특이체질만이 가능하다.

마음 역시 안으로 굽는다.


특히 그것이 내집단이고 그 안에 내가 포함되어
외집단의 누군가로부터 아무런 의도하지 않았던 욕설과 구타 혹은 좋지 않은 말을 들었음에야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다.
외집단의 누군가는 외집단을 대표하는 표본이 되며,
결국 외집단의 모집단이 어떤 성향을 지니고 있던 간에 이미 외집단이었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배척할만한 이유가 된다.






얼굴을 맞대지 않은 채
단지 인터넷으로만 소통하려하는 것은 특히 더 위험하다.

화상채팅도 아니고 단지 채팅방에서의 대화라면야 더더욱 그렇다.











나는 당신과 끊어버리면 그만인 인연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넷에서 만난 인연들이고, 넷으로 만난 인연들이고, 넷으로 가까워진 인연들이라고 해서
전원 코드를 뻬어버리면 그만인양, 눈을 감으면 그만인양,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이
서로 화를 내고 분노하며 짜증을 내야 하는 이 현실은 정말 거지같다.








지금의 넷, 그 곳에는
정말 거지같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