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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페르소나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의 접점, 그리고 선택과 책임

by 心조교 2009. 10. 3.

단지 글을 쓴다는 것만으로 즐거울 때가 있었다.
내 머리 속에 있는 무색무취무향의 그것들을 글의 형태로 끄집어내어 가공한다는 것은 쾌감이었고,
기록으로 남은 것들은 내 낡은 기억회로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정보들을 흔쾌이 찾아내주었다.

현재 논리적인 글쓰기, 즉 논문을 쓰고 있는 나는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오타를 수정하고 문맥을 재점검하곤 한다.
이 때 글쓰기에 대해 받는 부정적인 피드백은 내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었고,
어느새 나는 글쓰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글쓰기로 인해 받을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글쓰기와 연관된 자극을 피하다 못해 글쓰기 자체를 회피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고민되는 것은 그것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었지만, 그것이 반드시 해야 하는 (직업상의) 일이 되어버리면,
그 순간 평가와 연관되면서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그 일은 점점 하기 싫어지게 된다.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면 그것은 평생동안 좋아하기 위해 끝까지 직업이 아닌 취미로서 남겨두어야 한다는 말은 그런 이유에서 나온 것이리라.

좋아하는 일을 할 것인가,
혹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남겨둘 것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좋아하지도 잘하지도 않는- 그저 생존을 위해 택한 편안한 일을 할 것인가.




선택은 자유. 그러나 선택에 대한 책임은 본인의 몫.
그리고 지금의 나는 내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내 삶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 안에 있다는 느낌, 남에 의해서 이끌려 억지로 가는 것이 아닌,
내가 결정한 길을 스스로 걸어가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나는 지금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