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올린 바 있는 소설 붕대클럽을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곳에 붕대를 감는 거야."
여기에서 붕대감기는 그 미묘한 느낌이 상처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상처였다는 것을 인정받음으로써 이상하게 걸리고 아팠던 상처를 치유받을 수 있는 힘을 부여합니다.
제 상처를 떠올려보니 유독 버스와 관련된 상처가 기억이 나더군요.
중학교 때부터 30분 이상씩 버스를 타고 다녀야 했던 저는 버스에서 참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 기사 아저씨가 서지 않고 그냥 지나가버린 일, 몸이 너무 힘들어서 자리에 앉아있는데 할머니가 앞에 서셔서는 요즘 사람들은 노인을 공경할 줄 모른다며 사람들이 다 들리게끔 욕을 하시던 일, 버스 맨 뒷자석에 앉아서 가고 있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에 고개를 돌려 보니 어떤 변태(?) 남학생의 손이 의자 뒤를 넘어 제 어깨에 닿아있던 일, 교복 치마를 입고 있던 시절 버스의 급정거로 인해 맨 뒤에서 맨 앞까지 넘어지면서 슬라이딩했던 일, 버스 뒷문 바로 뒷 자석에 앉아서 졸고 있다가 급정거와 함께 뒷문이 열린 틈으로 떨어졌던 일 등, 상처라고 해야 할지 부끄러움이라 해야 할지 상당히 많은 기억들이 버무려진 곳, 제게는 버스랍니다.
이런 제 기억 속 부끄러움의 흔적, 상처를 위해 버스에 붕대를 감아주실 분...?
이런 마음으로 사진들을 뒤적거려본 결과,
버스에 붕대를 감은 사진은 구할 수 없었지만 자동차에 붕대를 감은 사진은 있더군요.
음주운전 방지를 위한 캠페인이었습니다만,
물론 상처의 흔적을 모두 덮어줄 정도의 엄청난 마데카솔 효능을 발휘하지는 못했지만 그런대로 제겐 재미삼아 약간의 위안이 된 정도의 효과를 주었습니다.
여러분들도 마음의 상처가 있으시다면,
마음의 상처를 준 자리에 붕대를 칭칭 감아보는 건 어떨까요-
단 미이라가 되지 않게 조심하세요!
The Mummy (custom Mez-Itz designer vinyl figure) by TCM Hitchhiker |
Mummy Bot by ittybittiesfor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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