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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리뷰/눈으로 즐기기

나의 타임머신, 나디아 The Secret of Blue water

by 心조교 2008. 7. 10.

"나디아. 너의 눈에는 희망 찬~ 미~래가 보이네~♪"

그게 언제였더라, 기억도 잘 나지 않는 1990년대의 어느 시기.
일본 만화나 애니가 국내에 출판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어서 정식으로 소개되지 못한 채로 모든 만화와 애니가 한국판 혹은 해적판으로 바뀌어 요런저런 지우개질과 괴이한 번역을 거친 끝에 애니들은 더빙판으로, 만화들은 하얗고 반짝거리는 톤으로 덧칠되어 공중파 방송을 타거나 만화책으로 출판되어 책방에 돌던 그 때.

항상 하얀 탑과 치파오 풍 옆으로 찢어진 치마, 비싸보이는 목걸이 하나 달랑 목에 건 채, 각종 비밀들을 후려차고 있었던, 묘한 비밀소녀 나디아.


인터넷이 보급되고도 한참 뒤, 네이버씨와 친해지고 나서 나중에야 안 것이지만,
나디아는 그로부터 수년 뒤 나를 열광하게 만들었던 에반게리온을 만든 가이낙스,
안노 히데야키 감독의 작품으로, 쥘 베른의 소설 《해저 2만리》를 원작으로 한다.
TV 애니메니션 시리즈로 시작한 나디아의 원래 제목은 "The Secret of Blue Water"로,
나디아의 목에 걸린 푸른 보석의 비밀과 잘 어울린다.


위키디피아에 의하면 1990년 4월 13일 NHK의 첫 전파를 탔고 1991년 4월 12일 금요일에 종영되었다고 하는데, 이 기간 동안 주인공이자 우리의 히로인 나디아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잡지인 Animage에서 뽑은 명실공연한 독자투표 1위, 인기 여성 주인공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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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하얀 탑에 늘씬한 허리에서 다리로 이어지는 각선미,
파랗게 빛나는 블루워터와 머리옆의 하양 핀, 손잡이 귀걸이가 찰랑거리는 저 자태는 나만 기억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나보다.
(꺅!)




(이 뒤에서는 나디아 1화의 내용이 들어있사오니,
혹시라도 처음부터 보려고 하시는 분들 중에
내용알기를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살포시 백스페이스를 부탁드려요 ^^*)







때는 바야흐로 지금으로부터 무려 119년전인 1889년,

순수한 눈동자를 빛내며 과학에의 꿈을 둥실둥실 키워나가고 있던 쟝.
그리고 까무잡잡하고 고운 피부, 자전거와 함께 휘날리는 미소가 예쁜 나디아.

쟝, 소녀에게 한 눈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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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디아의 상큼한 미소는 지금 봐도 촌스럽지가 않다.
나디아의 옷자락을 꼬옥 붙잡고 있는 킹을 보라. (너 사자 맞니..? 요, 귀여운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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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디아를 훔쳐보는 일당들.

영웅이나 히로인 곁에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악당은,
역시 모든 애니를 통틀어 빼놓아서는 안되는 감초 역할을 한다.

붉은 머리에 약간 치켜올라간 눈, 사악한 미소는 은근슬쩍 슬레이어즈의 리나 인버스가 떠오른다. 사실상 그녀 이상의 악당(?)이 어디있으랴(웃음).

다만 리나는 주인공이고, 얘는 악당이라는 게 역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차이랄까.
리나는 사악하면서도 억척스럽고 때로는 귀여우며 상큼한 것이 사랑스럽게 느껴지지만,
얘는 단지 조연급 파워!

악당 3인방의 스토커 망원경이 3개나 되는 걸 보니 스토커도 단단히 스토커가 아닐 수 없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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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실도 모른 채 킹과 웃음을 쪼개고 있는 나디아.
(그래, 넌 아직 아무것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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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쉽게 보기 어려운 차림이다.(잘 봐둘 것!)

나디아는 항상 같은 컨셉으로,
옷을 세탁하기는 하는지- 언제나 같은 옷, 같은 패션을 유지한다.



어려보이는 나디아. 변하지 않은 그녀의 모습과 목소리(더빙)에,
왠지 뿌듯하고, 기쁘다.


내게 피부로 와닿지 않는 어린왕자의 보아뱀이야기보다는,
역시 더빙 목소리와 주제곡(목소리), 그리고 싱그러운 나디아와 쟝, 킹, 악당 3인당의 모습이
내게는 타임머신을 타고 온 듯 기쁨을 안겨준다.

이미 돌아갈 수 없는 길, 그 때를 추억하게 만들어주는 매개체이기 때문일까,
술이 술술 들어가는 구나-



추억은 술(렁) 술(렁)~ with alch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