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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페르소나11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의 접점, 그리고 선택과 책임 단지 글을 쓴다는 것만으로 즐거울 때가 있었다. 내 머리 속에 있는 무색무취무향의 그것들을 글의 형태로 끄집어내어 가공한다는 것은 쾌감이었고, 기록으로 남은 것들은 내 낡은 기억회로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매던 정보들을 흔쾌이 찾아내주었다. 현재 논리적인 글쓰기, 즉 논문을 쓰고 있는 나는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으며 오타를 수정하고 문맥을 재점검하곤 한다. 이 때 글쓰기에 대해 받는 부정적인 피드백은 내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었고, 어느새 나는 글쓰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글쓰기로 인해 받을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글쓰기와 연관된 자극을 피하다 못해 글쓰기 자체를 회피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고민되는 것은 그것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었지만, 그것이 반드시 해야 하는 (직업상.. 2009. 10. 3.
What I wanted 그저 내가 당신에게 원했던 것은,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랐던 것이 아니라, 단지 내가 힘들어하고 있다는 걸, 당신이 알아주는 것 뿐이었는데. 2009. 1. 12.
지금의 넷, 그 곳에는 정말 거지같음이 있다. 인터넷 공간이라는 곳은 분명 위험하다. 단지 얼굴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그만큼 서로간에 거리가 있기 때문도 아니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고 단지 닉네임만 알면서 친절해보이는 말투로 남의 슬픔을 안타까워하고 기쁨을 함께 즐거워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 대해 알지 못하면서 단지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이 속한 집단을 먼저 생각 하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 아니다. 팔은 분명 안으로 굽는다. 바깥으로도 굽는다면 관절이 나가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것이거나 연골을 고무로 바꾼 것이거나 혹은 특이체질만이 가능하다. 마음 역시 안으로 굽는다. 특히 그것이 내집단이고 그 안에 내가 포함되어 외집단의 누군가로부터 아무런 의도하지 않았던 욕설과 구타 혹은 좋지 않은 말을 들었음에야 더더욱 그럴 수.. 2008. 12. 29.
'믿음'과 '결과'와 '믿는 사람에 대한 배반'간의 관계 케이가 이길 거라 믿고 있니? ...믿고 있어요 지면 충격이 클걸 ...믿는다는 것과 결과는 별개인 걸요 결과가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고 해도 그게 믿는 사람에 대한 배반은 아니잖아요? ㅡ오! 나의 여신이여, 23권 중에서. 믿음, 결과, 그리고 믿는 사람에 대한 배반. 난 나를 믿습니다. 아니, 믿고 싶습니다. 설사 그 결과가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해도 믿는 내 스스로에 대한 배반은 아니어서 참 다행인 것 같습니다. 참 다행입니다. 2008.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