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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한조각

지진과 안전불감증은 동동주를 부른다

by 心조교 2010. 2. 9.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검색하고 있던 중 두둥-하고 발 밑에서부터 집이 흔들리는 진동을 느꼈습니다. 무심코 시계를 보니 6시 8분. 추리 소설을 즐겨보던 저는 뭔가 신경이 쓰이는 일이 일어났을 때면 시계를 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집 근처에서 지하철역 개통공사를 하고 있기에 공사현장에서 커다란 기자재라도 떨어졌나 생각이 들었을 뿐 큰 위협은 못 느낀 채로 넘겼는데요, 조금 전 커뮤니티의 어떤 분이 지진을 느꼈다며 글을 올리셨더라구요.

혹시나 아까의 진동이 지진이었을까 생각이 들어 네이뇬씨에게 물어보니 서울에서 부천과 시흥 등지에 이르는 지역에서 약 3도 가량의 지진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각종 블로그/카페 등에 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실시간 검색어 1위 역시 지진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13층에서 살고 있는 저로선 지진으로 인해 지반이 불안정 할지라도 베란다 밖으로 뛰어내릴 수도 없고 지하실로 뛰어내려가기에도 시간이 벅차니 무너지면 무너지는대로 어쩔 도리없이 파묻혀야 하는 걸까요- 그나마 다행인 건 15층짜리 아파트라서 제 위로 떨어지는 건 2층 무게 정도일 거라는 거? 어중간한 중간에서 위 아래로 파묻히는 것보단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진이 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 제 머리속에는 아무 대책도 들어있질 않더군요.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소방방재청의 지진 예방 및 대처 방법! 하지만 방법을 읽어봐도 딱히 눈에 들어오는 특이한 사항은 없네요. 그저 생존본능에 의지하여 이리뛰고 저리뛰어다니며 도망다녀야 하는 걸까요.;; 갑자기 찾아오는 위기의식. 하지만 이것도 잠시 뿐. 다시 잊고 사람들은 그리고 저는 제 생활을 찾아가겠죠. 본인에게 계속 찾아오지 않는 위기의 순간에 대한 공포는 잠시 뿐. 안전불감증은 여기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Earthquake
Earthquake by REMY SAGLIER - DOUBLERAY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이런 비오는 날, 생명의 위협으로 인한 위기감을 느끼며 잠시 쫄아있다 보니 간절하게도 동동주가 땡기네요. 맥주라도 한잔해야겠습니다. (이게 바로 지진과 안전불감증은 동동주를 부른다는, 안전불감증의 최고봉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