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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리뷰/책장

스토리텔링의 전문가가 되어보자

by 心조교 2008.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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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5가지만 알면 나도 스토리텔링 전문가

우리는 하루 24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

아침, 알람벨이 울리며 일어나 부스스한 머리를 긁적이고 눈을 비비면서 아침상에서 잘 잤느냐는 이야기를 나누고, 출근 길에 지하철 입구에서 집어든 신문을 통해 세상 이야기를 들으며, 학교 혹은 직장에 도착해 얼굴이 익은 친구 혹은 동료들과 신문/TV에서 접한 이야기나 어제 있었던 소소한 일들을 이야기한다.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을지 대화가 오가고, 젓가락질이 부딪히며 요새 주식이 떨어지고 얼마 전 회사를 그만둔 누군가 누이의 취업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나눈다. 회사 업무가 늘어지는 오후 무렵, 오늘 달성한 업무를 보고하는 회의에서는 회사 매출이 떨어졌다며 각자의 역할을 강조하는 간부의 더듬더듬 연설을 들으며,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진다며 투덜댄다. 업무가 모두 끝나고 퇴근하는 길, 떨어지는 스피치에 대한 자신감을 살리고자 스피치 강좌를 듣기 위해 교육장으로 향하고, 동기부여와 관련되어 유창하게 혀를 놀리는 강사를 보며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다듬는다. 교육장을 나와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향하는 길,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 한캔을 사들고 집에 도착한다. 찬물에 땀을 씻어내고 컴퓨터 앞에 앉아 물방울이 송글송글 맺힌 맥주를 따서는 일과가 끝나고 집에 돌아온 다른 친구들과 잡담을 나누면서 다운 받아놓은 영화를 보다가 컴퓨터를 끄고는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한다.-누군가의 하루-

위의 이야기처럼 하루의 일과를 단순히 이야기하는 것은 스토리텔링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단순히 지금을 살아가는 어느 누군가의 하루를 늘어놓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누군가의 하루일과를 이야기하는 작업은 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되기도 하면서 글의 서두에 흥미를 부여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이 사람은 이 글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걸까, 왜 책 리뷰의 서두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걸까.

언뜻 규칙적이고 무미건조한 삶인 듯 보이는 일상에서,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 속에는 여러가지 사건과 수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개인의 생각과 관점들이 등장하게 된다. 어쩌면 위의 이야기는 단지 하루의 일과를 써내려간 글일수도 있고, 간부의 더듬거리는 연설에 대한 불만을 은연중에 염두에 둔 채 일상의 이야기처럼 포장한 글일수도 있고, 스피치 혹은 동기부여와 관련된 부분에 포인트를 두고 변화해야한다는 각성을 위한 글일수도 있으며, 단순히 심심해서 만들어낸 가상과 허구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 많은 가능성 중에 어떤 가능성이 진실이건 간에, 위의 이야기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걸까? 그 의미를 다수의 사람들이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한다면, 진정한 스토리텔링에 가까이 접근하지 못한 모호한 의미의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즉, 다시 말해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어떤 말을 하고 있든간에 듣는 사람이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공중분해되어버린다는 말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이 책에 흥미를 갖고 읽은 한명의 독자이면서, 이 책에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내용을 전달하고자 하는 리뷰를 쓰는 한명의 글쓰는 사람이며, 흥미를 갖고 있지 않은 익명의 사람들에게 이 책에 대해 소개하는 글을 쓰는 한명의 글쓰는 사람이기도 하다. 글쓰는 사람, 혹은 이야기하는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기 위해 어떤 뼈대에 따라 이야기를 구성하고 배치하며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애쓴다. 이 책에서는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이야기', 잘 전달된 '이야기', '이야기'를 듣고 있는 내게 자꾸만 한두가지씩 괜찮다 싶으면서 몇개는 기억해두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스토리텔링 점검표는 1. 열정 2. 영웅 3. 악당 4. 깨달음 5. 변화이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의 점검표에서 좀더 들어가보자면,
열정은, 내가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함에 있어서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하나의 예시를 들고자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하는 내 이야기의 시발점.
영웅악당은, 비록 선과 악의 대립구도는 아닐지라도 이야기를 제공할 수 있는 주체이자 이야기를 듣게끔 만드는 매력을 갖고 있는 영웅과, 그러한 영웅의 이야기에 생동감을 부여하며 주목하게 만드는 악당.
누군가의 일상 이야기를 담담히 듣다가 어느 순간에 '아하'하고 전해져오는 깨달음의 순간.
그리고 이러한 깨달음을 내게 접목시켜 지금과는 무언가는 다른 생각 구조를 만들어내고 행동의 변화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 변화.


스토리텔링 점검표에 따라 내가 오늘 한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을 통해
이야기를 왜 해야 하는지, 누구에 관한 이야기인지, 이 이야기를 통해 무엇이 변화될 수 있을 것인지 등을 떠올리면서 자연스럽게 스토리텔링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물론 이러한 변화에는 개인 내면의 변화 뿐만 아니라, 회사의 업무 중에, 혹은 비즈니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러가지 측면의 것들에도 해당된다. 이는 '이야기'가 단순히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에 관련된 것 뿐만이 아니라 기업 혁신, 학습, 비즈니스, 정치 연설, 강연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고 사용될 수 있는 것들을 포함하기 때문에 가능한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이야기의 본능은 누구에게나 잠재되어 있고, 이야기는 우리들이 갖고 있는 열정으로부터 뿜어져 나온다. 스토리를 파는 기업들은 단지 제품을 설명하는 단조롭고 재미없는 이야기가 아닌 비젼과 이미지를 판다.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영웅의 조건은 이야기이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팀이란, 그 안에 속한 공동체인들이 함께 참여하고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다. 기억과 감정을 지닌 이야기는 잊혀지지 않고 계속 사람들의 내부에 남아있다. 악당의 존재는 이야기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에든 반드시 존재한다. 마법과도 같은 깨달음의 순간, 우리는 이야기를 완성시키며 변환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

스토리텔링이란,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또한 전문가만이 필요로하는 것은 아니다. 스토리텔링의 마법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가능한, '환상'과 밀접히 닿아있지만 현실과 만나는 접점에서 이뤄진다.


오늘부터, 나도 효과적으로 이야기 전달하기, 스토리텔링의 전문가가 되어보자.
(서두의 '누군가의 하루'는 본문에 실린 내용이 아니며, 제가 임의로 만든 스토리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