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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발길닿는대로 국내여행

2009 신라의 달밤 도보대회 66km 완보 후기

by 心조교 2009. 11. 3.
'신라의 달밤'에 다녀왔습니다. '신라의 달밤'은 이전 글로 말씀드린 바 있듯이, 경주의 문화유적 탐방 및 도보대회의 의미를 함께 하는 165리(66km)거리의 대규모 도보 행사입니다. 올해에는 이전과는 달리 30km도보 코스를 따로 편성하여 30km와 66km 중 거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있더군요.

2009년 10월 31일 ~ 11월 1일의 경주는 '신라의 달밤'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정말 달밤이 그윽한 밤이었습니다. 사실 기상청은 전국에 호의주의보를 발령하였고 서울에서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인해 비가 많이 왔다고 하더군요(서울친구들의 실시간 소식에 의하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도보대회가 진행된 경주에서는 빗방울이 1시간 가량 흩날리긴 하였으나 그로 인해 도보에 지장을 받을 정도는 아닌 살짝 옷을 적실 정도-

도보가 저녁 7시반 경에 시작하여 그 다음날까지 계속되었기 때문에 어두운 배경에는 쥐약인 제 카메라(렉3이)로는 광경을 담아내기 어려워 사진은 없습니다 ㅠㅠ(실은 힘들어서 카메라를 꺼내기도 귀찮았다는;;) 황성체육관 옆 공원을 따라 억새 바람을 즐기며 걸어가다 도로와 산길과 으슥한 골목 등등을 한참(!)이나 걸었을까(실제로는 거의 12시간 정도 후), 아침 해가 밝아오던 즈음에 걸어가던 토함산의 불국사로 향하는 길에 단풍이 예쁘게 들었더라구요. 서울에서는 단풍이 들기도 전에 잎이 떨어져버리는 것과는 달리 불긋불긋 노랗게 예쁜 단풍길이 예쁘더군요.




또 밤새 바람과 함께 휘날린 비로 깨끗해진 (듯 느껴진) 공기 이외에도 사라진 비구름 밖으로 내민 볓빛의 향연, 그리고 아침이 되니 오묘한 빛을 뿌리는 햇살과 구름을 산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밤새 힘들게 잘 올라왔다고 토닥이는 안도감을 주더군요.




불국사 주차장으로 올라와 아침을 먹은 뒤에 앞에 보이는 종을 멍하니 바라보다 욱신거리는 종아리와 발목을 이끌고 다시 한참이나 이어지던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내려가는 길 내내 욱신거리는 발목과 후들거리는 허벅지로 게걸음(옆으로 걷는 걸음)을 해야 했지요. 왼쪽으로는 산 위에서 보는 경주의 모습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네요(사진으론 제대로 담지 못해 아쉽습니다).



그리고 마의 55km. 가도가도 끝이 없는 길에 질식하겠더라구요. 한참 많이 걸었는데, 이미 동행은 거의 탈진상태요, 전 이미 오기로 걷고 있는데 앞으로도 11km가 더 남았다니... ㅠㅠ 그래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각오로 다시 끙끙거리며 걷기 시작-



그리고 결국은.....! 도착하고야 말았습니다..!!!!!!!!!!!!!!!!!



4개의 포인트에서 도장을 받은 체크카드를 내밀고 상장과 메달을 받았습니다. (당시 찍어두는 걸 까먹어 집에 와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번 도보행사는 시큰거리는 발목과 알이 단단히 배긴 종아리, 그리고 삐꺽거리는 골반을 붙잡고 최근 운동과 멀어졌던 제 라이프스타일을 돌이켜보는 시간이었습니다. 19시간(실제로 만나서 놀고 이동한 시간을 포함하면 약 30시간 정도?!)동안 도보를 함께 한 지인과의 대화는 오랜만이었기에 더더욱 즐거웠고, 다른 사람의 방해를 받지 않으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네요.(역시 개고생을 함께 한 사람과는 무언가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끈끈한 뭔가가 생긴다는..ㅋ)


메달을 한.번.도. 보지 못하신 분(거들먹-)을 위해 메달을 공개합니다. 왼쪽이 5회(2006년) 메달이고, 오른쪽이 8회(2009년) 메달입니다. 분홍이파랑이 마스코트는 같지만 미묘하게 디자인과 윤곽이 달라졌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66+66=132km의 누적거리와 2장의 상장, 그리고 2개의 메달이 모였습니다. 내년에 또 도전해볼 수 있을까요..? 과연 내년에는 노화(-_ㅠ)로 인해 체력레벨이 더 떨어져있을텐데 제대로 완보할 수 있을까요? ..함께 해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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